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담에 차량을 제공한 자동차업체는 쓰고 남은 차량들을 어떻게 처리할까요. APEC에 제공한 차량은 다른 사람이 이용했던 만큼 ‘중고차’에 해당됩니다. 하지만 극단적인 경우 신차보다 비싼 중고차로 팔려 나갑니다.
BMW코리아는 이번 행사에 최고급 세단인 7시리즈를 88대 제공했는데, 그 전부를 선계약을 통해 일반 고객에게 팔았습니다. 가격이 정상가격보다 5% 정도 싸긴 했지만 2억원이 훨씬 넘는 차량을 살 사람이 1000만원 절약하기 위해 중고차를 산 것 같진 않습니다. BMW는 APEC용 차량을 만들 때부터 트렁크 왼쪽에 ‘APEC Limited’란 배지를 붙여 희소가치가 있는 한정판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APEC 기간 중 BMW를 이용한 VIP의 사인을 받아 예쁜 패널에 붙여 차량 구입자에게 함께 전달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합니다. 세계 각국의 퍼스트 레이디나 외무·통상장관이 이용했다는 점을 강조한다는 것이지요. 한마디로 ‘중고차’를 ‘부가가치 있는 차’로 탈바꿈시킨 겁니다.
반면 현대차는 자신들이 제공, 국가원수들이 탈 예정인 에쿠스 리무진의 처리문제를 놓고 아직까지 고민 중입니다. 가격을 인하해서 팔거나 렌터카 회사에 처분하는 것이 유력합니다. BMW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죠. 아마 BMW였다면 부시 대통령이 탔던 에쿠스를 경매에 부쳐 비싼 값에 팔았을지 모릅니다. 현대차가 세계 5대 자동차 메이커가 되기 위해서는 발상의 전환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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